영어 제목이 매력적인 한국 영화
나는 고2 때 영화를 좋아하게 되었다. 언제였는지 자세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시내에 브랜드 영화관이 새로 생겨났고(동네 영화관이 망해버린 건 슬픈 일이었지만...) 기대하지 않고 보았던 영화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영화 보는 걸 즐기게 되었다.
이때는 어플을 이용하지 않고 매표소에서 예매를 하고 지류 티켓을 받았다. 이 지류 티켓에는 한글 제목이 크게 쓰여져 있고 그 아래에 작게 영어 제목이 쓰여져 있었다. 지류 티켓을 자세히 들여다 본 나는 한글 제목과 다르게 번역하거나 새로 지은 영어 제목이 너무나 흥미로웠다. 지금까지도 영화를 볼 때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다.
학교에서 단편영화를 제작하면서 옆에서 바라본 감독이 제목에 대해 아주 많은 고심을 했다. 이때 교수님께서도 제목을 잘 정해야 한다고 조언해 주셨는데 영어 제목도 빼놓지 말고 잘 생각해보라고 하셨다. 이 말씀을 들었을 때 가슴이 두근거렸다. 단편영화를 영화제에 출품할 때 대사 하나하나를 영어로 번역하는 것도 중요하긴 한데 이렇게 제목까지 신경쓰라 말씀하시는 교수님을 보니, 당연한거지만 어쩌면 잊어버릴지도 모르는 사소한 점을 세심하게 캐치해주셨고, 나처럼 이렇게 영어 제목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원제로 설명하기 부족한, 영어 제목일 때 더 와닿는 제목도 있고 대부분 원제의 함축적인 뜻을 담은 영어 제목이 대부분이다. 주인공의 성격, 역할이나 신분, 시대적 배경을 알려주기도 한다.
개봉 순서대로 정리해보았는데 꽤나 많다.(정리하다보니... 한글 제목과 다른 영어 제목이라 봐도 무방한 것 같다 ㅠ 은근 그대로 번역한 제목이 아닌 것도 많길래 신기해서 추가한 것도 있다) 또 원래는 포스터도 같이 첨부하려 했는데 저장하다가 너무 많아져버려서 사진 추가하다가 글 쓰는 걸 미루게 되어버린다. 언젠가는 추가하는 것으로!
매력적이라고 느낀, 좋다고 생각하는 제목에는 ❤️를 붙여보았다.
플란다스의 개 A Higher Animal, 2000 봉준호 감독
❤️복수는 나의 것 Sympathy For Mr. Vengeance, 2007 박찬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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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님의 복수 3부작 중 첫번째 작품으로 내가 좋아하는 한국 영화 TOP 10에 드는 영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복수의 끝을 보여주며 폭력적이고 잔인한 얽히고 섥힌 사건이 종결됐을 땐 그 이루말할 수 없는 감정과 느낌이 몰려온다. 어찌 동진의 복수에게 동정과 연민을 느낄 수 없지 않을까?
위대한 유산 Reversal Of Fortune, 2003 오상훈 감독
❤️여섯 개의 시선 If You Were Me, 2003 임순례, 정재은, 여균동 감독
내 머리 속의 지우개 A Moment To Remember, 2004 이재한 감독
❤️달콤한 인생 A Bittersweet Life, 2005 김지운 감독
❤️친절한 금자씨 Sympathy For Lady Vengeance, 2005 박찬욱 감독
❤️왕의 남자 King And The Clown, 2005 이준익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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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가 곧 광대... 광대와 왕. 영어 제목에서는 두 사람을 가리키고 있다.
도마뱀 Love Phobia, 2006 강지은 감독
사생결단 Bloody Tie, 2006 최호 감독
괴물 The Host, 2006 봉준호 감독
❤️타짜 The War Of Flower, 2006 최동훈 감독
열혈남아 Cruel Winter Blues, 2006 이정범 감독
❤️밀양 Secret Sunshine, 2007 이창동 감독
❤️ ❤️두번째 사랑 Never Forever, 2007 김진아 감독
만남의 광장 Underground Rendez-vous, 2007 김종진 감독
화려한 휴가 May 18, 2007 김지훈 감독
님은 먼곳에 Sunny, 2008 이준익 감독
❤️ ❤️❤️멋진 하루 My Dear Enemy, 2008 이윤기 감독
❤️ ❤️미쓰 홍당무 Crush And Blush, 2008 이경미 감독
❤️ ❤️박쥐 Thirst, 2009 박찬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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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박쥐' 영어제목은 'Evil Live'였다. 하지만 너무 B급 영화 같다는 의견으로 'Thirst'로 바꿨다. 욕망, 갈증이란 뜻대로 영화 내용을 잘 담아냈다는 평이다.”
http://star.mt.co.kr/stview.php?no=2009042710205362614&outlink=1&ref=https%3A%2F%2Fsearch.naver.com
❤️ ❤️❤️김씨 표류기 Castaway On The Moon, 2009 이해준 감독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Blades Of Blood, 2010 이준익 감독
아저씨 The Man from Nowhere, 2010 이정범 감독
초능력자 Haunters, 2010 김민석 감독
인류멸망보고서 Heavenly Creature, 2011 김지운, 임필성 감독
오직 그대만 Always, 2011 송일곤 감독
❤️코리아 As One, 2011 문현성 감독
반창꼬 Love 911, 2012 정기훈 감독
❤️ ❤️연애의 온도 Very Ordinary Couple (V.O.C.), 2012 노덕 감독
설국열차 Snowpiercer, 2013 봉준호 감독
끝까지 간다 A Hard Day, 2013 김성훈 감독
우는 남자 No Tears For the Dead, 2014 이정범 감독
두근두근 내 인생 The Brilliant Life, 2014 이재용 감독
차이나타운 Coinlocker Girl, 2015 한준희 감독
곡성 THE WAILING, 2016 나홍진 감독
❤️ ❤️아가씨 The Handmaiden, 2016 박찬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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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제목이 '핑거스미스'인데 숙희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한국 제목은 히데코를 가리키는 제목으로 일부러 바꿨다. 영어 제목은 '하녀'다. 두 주인공을 놓고 어떤 제목은 이 사람이 주인공, 어떤 제목은 이 사람이 주인공으로 대등하게 만들고 싶었다.”
http://m.entertain.naver.com/read?oid=108&aid=0002525627
“제목이 ‘아가씨'라고 해서, 아가씨가 주인공은 아니지요. 여자 두 사람이 다 주인공이에요. 소설이 하녀에 비중을 뒀기 때문에, 내가 만드는 영화는 아가씨에 무게를 두면 균형이 좀 맞을 거로 생각했지요. 프랑스판 제목은 ‘마드모아젤(Mademoiselle, 아가씨)'입니다. 영어 제목은 ‘핸드메이드(The handmaiden, 하녀)'죠. 번갈아가며 균형을 맞춘 셈이에요.”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366&aid=0000330594
밀정 The Age of Shadows, 2016 김지운 감독
죽여주는 여자 The Bacchus Lady, 2016 이재용 감독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The Merciless, 2016 변성현 감독
박열 Anarchist from Colony, 2017 이준익 감독
여배우는 오늘도 The Running Actress, 2017 문소리 감독
1987 1987:When the Day Comes, 2017 장준환 감독
❤️ ❤️소공녀 Microhabitat, 2017 전고운 감독